사료 고를 때 보호자가 먼저 봐야 할 5가지 숫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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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료 고를 때 보호자가 먼저 봐야 할 5가지 숫자

얼마 전 보호소 견사 청소를 끝내고 밥그릇을 걷는데, 새로 들어온 아이가 사료를 반쯤 남기고 물만 계속 마시는 걸 봤습니다. 처음엔 낯선 환경 때문인가 했는데, 며칠 보니 변도 무르고 냄새가 심하더군요. 보호소에서는 후원 사료가 바뀌는 일이 잦아서 이런 변화를 자주 봅니다. 그래서 저는 사료를 고를 때 포장지 앞면의 예쁜 문구보다 뒷면 숫자를 먼저 봅니다.

1. 원재료명은 앞에서 5개를 먼저 봅니다

사료 원재료는 보통 많이 들어간 순서로 적힙니다. 그래서 앞쪽 5개가 그 사료의 성격을 꽤 많이 보여줍니다. 닭고기, 연어, 칠면조 같은 동물성 원료가 앞에 있는지, 옥수수나 밀 같은 곡물이 앞에 있는지 확인합니다. 곡물이 무조건 나쁜 건 아닙니다. 다만 특정 원료에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는 아이는 재료명이 길고 복잡할수록 원인 찾기가 어려워집니다.

보호소에서 봤던 한 아이는 닭 기반 사료를 먹으면 귀를 자꾸 긁고 발을 핥았습니다. 병원에서 피부 상태를 보고 식이 반응 가능성을 이야기했고, 수의사 지시에 따라 단백질원을 바꿔 8주 정도 관찰했습니다. 이런 건 보호자가 혼자 단정하면 안 됩니다. 가려움, 구토, 설사, 귀 염증이 반복되면 사료 탓이라고 찍기 전에 진료부터 받는 게 맞습니다.

2. 조단백과 조지방은 나이와 활동량에 맞춰 봅니다

성견 기준으로 건식 사료는 조단백 18% 이상, 조지방 5% 이상이면 기본적인 유지 기준을 충족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성장기 강아지는 보통 단백질과 지방 요구량이 더 높고, 대형견 어린이는 칼슘과 인 비율도 중요합니다. 고양이는 개보다 단백질 요구량이 높은 편이라 성묘 사료에서 조단백 26% 이상을 흔히 기준으로 봅니다.

근데 숫자가 높다고 무조건 좋은 건 아닙니다. 산책을 하루 20분 하는 8살 중성화견에게 고단백, 고지방 사료를 넉넉히 주면 금방 살이 붙습니다. 반대로 보호소에서 에너지를 많이 쓰는 어린 개는 지방 8~12%대 사료보다 14~18%대 사료가 체중 유지에 도움이 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이건 제 경험이고, 췌장염 병력이나 신장 질환이 있는 아이는 반드시 병원 처방 기준을 따라야 합니다.

3. 수분 때문에 습식과 건식을 그대로 비교하면 헷갈립니다

건식 사료 조단백 25%와 습식 캔 조단백 8%를 보면 건식이 훨씬 단백질이 많아 보입니다. 그런데 습식은 수분이 75~80%인 제품이 많습니다. 비교하려면 건물 기준으로 봐야 합니다. 계산은 단순합니다. 표시 단백질 ÷ (100 - 수분%) × 100입니다. 예를 들어 단백질 8%, 수분 78%인 캔은 8 ÷ 22 × 100이라서 건물 기준 약 36%입니다.

이 계산을 알면 광고 문구에 덜 흔들립니다. 특히 고양이는 물을 적게 마시는 경우가 많아서 습식이 도움이 되는 집도 있습니다. 다만 치아 상태, 체중, 비용, 보관 문제까지 같이 봐야 합니다. 캔을 따고 실온에 오래 두면 금방 상합니다. 남은 습식은 밀폐해서 냉장하고, 보통 1~2일 안에 쓰는 쪽이 안전합니다.

4. 급여량 표는 시작점이지 정답지가 아닙니다

사료 봉투의 급여량은 평균값입니다. 같은 6kg 강아지라도 하루 종일 자는 아이와 산책을 2시간 하는 아이는 필요한 열량이 다릅니다. 중성화 이후에는 기초대사량이 줄어 체중이 늘기 쉬워서, 기존 급여량의 80~90%부터 다시 맞추는 집도 많습니다. 체중은 최소 2주에 한 번 재고, 갈비뼈가 손끝에 살짝 만져지는지 보는 게 현실적입니다.

  • 변이 계속 무르면 양이 많거나 사료가 맞지 않을 수 있습니다.
  • 갈비뼈가 전혀 안 만져지면 급여량과 간식부터 줄여야 합니다.
  • 간식은 하루 총열량의 10% 안쪽으로 잡는 게 무난합니다.
  • 갑자기 살이 빠지거나 물을 많이 마시면 사료 조절보다 진료가 먼저입니다.

보호소에서는 간식 많이 주는 봉사자가 여럿이면 아이 체중이 금방 올라갑니다. 집도 비슷합니다. 가족이 각자 한 조각씩 주면 보호자는 적게 줬다고 느끼는데, 아이 입장에서는 하루치 열량이 넘어갑니다.

5. 사료 교체는 7~10일을 잡고 천천히 갑니다

사료를 바꿀 때 가장 흔한 실수가 바로 어제까지 먹던 걸 끊고 새 사료를 바로 붓는 겁니다. 장이 예민한 아이는 하루 만에도 설사를 합니다. 저는 보통 1~2일차 기존 75% 새 사료 25%, 3~4일차 50 대 50, 5~6일차 기존 25% 새 사료 75%, 7일차 이후 새 사료 100%로 갑니다. 변이 흔들리면 하루 이틀 전 단계로 돌아갑니다.

다만 피 섞인 설사, 반복 구토, 축 처짐, 식욕 저하가 같이 오면 기다리지 않는 게 좋습니다. 특히 어린 강아지와 고양이는 탈수가 빨라서 하루만 늦어도 상태가 확 나빠질 수 있습니다. 사료를 바꾼 시점, 먹은 양, 변 사진, 구토 횟수를 적어 병원에 가져가면 진료에 도움이 됩니다.

포장지에서 꼭 확인하는 표시들

저는 새 사료를 볼 때 원재료, 보증성분, 칼로리, 급여량, 제조일 또는 유통기한을 같이 봅니다. 칼로리는 제품마다 차이가 큽니다. 건식은 보통 100g당 330~420kcal 사이가 많고, 같은 종이컵 한 컵을 줘도 실제 열량은 달라집니다. 계량컵보다 주방저울로 g을 재는 게 훨씬 정확합니다.

또 ‘전 연령용’이라고 적힌 사료도 모든 아이에게 편하다는 뜻은 아닙니다. 성장기 기준에 맞춰 영양이 높게 설계된 제품은 살이 잘 찌는 성견에게 부담이 될 수 있습니다. 반대로 노령견이라고 해서 무조건 단백질을 낮출 필요도 없습니다. 신장 수치, 근육량, 치아 상태, 활동량을 같이 봐야 합니다. 이 부분은 건강검진 결과를 들고 수의사와 상의하는 게 제일 정확합니다.

사료는 보호자가 매일 하는 선택입니다. 비싼 제품을 사는 것보다 내 아이가 먹고 난 뒤의 변, 피부, 체중, 활력을 꾸준히 보는 일이 더 중요하다고 느낍니다. 보호소 아이들도 그렇고 집 아이들도 그렇습니다. 밥그릇은 작아 보여도, 그 안에 책임이 꽤 많이 들어 있습니다.

사료 고를 때 보호자가 먼저 봐야 할 5가지 숫자 -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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