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리새우 키우기 전 꼭 확인할 7가지

보호소에서 배운 건 작은 생명일수록 준비가 더 필요하다는 점입니다
얼마 전 보호소 물품 창고를 정리하다가, 예전에 입양자분이 기증하고 간 작은 어항 하나를 꺼내 닦은 적이 있습니다. 강아지나 고양이처럼 울거나 짖지는 않지만, 체리새우도 환경이 맞지 않으면 아주 조용히 상태가 무너집니다. 그래서 체리새우 키우기는 ‘작고 예쁘다’에서 시작하면 오래 못 갑니다. 물, 온도, 여과, 먹이, 번식까지 숫자로 맞춰야 하는 취미에 가깝습니다.
저는 개·고양이 보호소 봉사를 오래 했고, 수생동물 전문가는 아닙니다. 다만 여러 반려동물을 보며 배운 기준은 같습니다. 생명을 데려오기 전에 최소 환경을 먼저 만들고, 이상 증상이 보이면 인터넷 글로 진단하지 말고 수생동물을 볼 수 있는 병원이나 전문 매장에 확인해야 합니다.
1. 어항은 최소 20큐브보다 30큐브가 편합니다
체리새우는 작아서 컵이나 미니 어항에서도 될 것처럼 보입니다. 그런데 작은 물은 빨리 흔들립니다. 온도도 빨리 오르내리고, 먹이 조금만 남아도 암모니아가 확 올라갑니다. 처음 시작한다면 20큐브, 약 8L 전후가 정말 최소선이고, 가능하면 30큐브, 약 27L 정도가 훨씬 관리하기 쉽습니다.
처음부터 10마리 안팎으로 시작하는 편이 좋습니다. 2~3마리만 넣으면 암수 조합이 안 맞을 수 있고, 너무 많이 넣으면 초보자가 수질을 따라가기 어렵습니다. 저는 유기동물 입양에서도 늘 ‘공간보다 마음이 먼저’라는 말을 경계합니다. 마음이 있어도 공간과 관리 루틴이 안 되면 결국 동물이 힘들어집니다.
2. 물잡이는 2~4주 잡고 기다리는 게 안전합니다
체리새우 키우기에서 제일 많이 실패하는 구간이 바로 물잡이입니다. 어항에 물 넣고, 여과기 돌리고, 하루 이틀 뒤에 새우를 넣으면 괜찮아 보일 수 있습니다. 근데 새우는 암모니아와 아질산에 약합니다. 여과 박테리아가 자리 잡기 전에는 투명해 보여도 안전한 물이 아닐 수 있습니다.
- 권장 물잡이 기간: 보통 2~4주
- 수온: 22~26도 정도가 무난
- pH: 대략 6.5~7.5 범위
- 암모니아와 아질산: 0에 가깝게 유지
- 질산염: 가능하면 20ppm 이하
수돗물을 쓴다면 염소 제거제는 기본입니다. 물갈이는 한 번에 많이 하는 것보다 주 1회 10~20% 정도가 안정적입니다. 갑자기 절반씩 바꾸면 수온과 pH가 흔들릴 수 있습니다. 체리새우는 강한 충격보다 이런 작은 변화가 쌓일 때 먼저 반응합니다.
3. 여과기는 세게 돌리는 것보다 부드럽게 오래 가야 합니다
체리새우 어항에는 스펀지 여과기가 잘 맞습니다. 치새우가 빨려 들어갈 위험이 적고, 스펀지 표면에 미생물이 붙어 새우가 뜯어 먹기도 합니다. 출수 흐름은 새우가 계속 떠밀릴 정도면 강한 편입니다. 물은 돌지만 새우가 바닥과 수초를 편하게 집고 다닐 정도가 좋습니다.
바닥재는 소일이나 흑사처럼 많이 쓰는 선택지가 있습니다. 소일은 pH를 낮추고 안정시키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지만, 제품마다 성격이 다릅니다. 초보라면 처음 세팅 뒤 2~4주 동안 수치를 재면서 안정되는지 보는 게 낫습니다. 유목이나 수초는 은신처가 됩니다. 특히 탈피 직후 새우는 몸이 약해서 숨을 곳이 있어야 합니다.
4. 먹이는 적게, 남기지 않는 쪽이 이깁니다
새우는 계속 뭔가를 집어 먹습니다. 그렇다고 매일 많이 먹여야 한다는 뜻은 아닙니다. 안정된 어항에는 이끼, 미생물막, 수초 표면의 먹을거리가 생깁니다. 전용 사료는 10마리 기준 쌀알 몇 개에서 작은 알갱이 1개 정도로 시작해도 됩니다. 2~3시간 뒤 남아 있으면 양이 많았던 겁니다.
채소를 줄 때는 애호박, 시금치 같은 걸 아주 작게 데쳐서 넣는 사람이 많습니다. 다만 농약과 잔류물이 문제라서 무농약 여부를 확인하고, 오래 방치하지 않는 게 중요합니다. 하루 지나 흐물거리는 먹이는 바로 빼는 편이 안전합니다. 사료 성분표를 볼 때는 조단백 수치만 보지 말고, 구리 성분이 과하지 않은지, 관상새우용으로 나온 제품인지 확인하는 게 좋습니다. 구리는 새우에게 민감한 성분이라 임의로 약품을 넣는 건 피해야 합니다.
5. 탈피, 번식, 폐사는 조용히 신호가 옵니다
체리새우는 성장하면서 탈피합니다. 투명한 껍질이 바닥에 있으면 죽은 개체로 착각하기도 하는데, 정상 탈피일 수 있습니다. 다만 탈피 뒤 움직임이 이상하거나, 여러 마리가 동시에 비틀거리거나, 몸 색이 갑자기 흐려지고 죽는 일이 반복되면 수질부터 확인해야 합니다.
- 새우가 수면 근처에 몰림: 산소 부족이나 수질 문제 가능
- 계속 튀듯이 헤엄침: 급격한 수질 변화 가능
- 연속 폐사: 암모니아, 아질산, 약품, 금속 성분 확인
- 탈피 실패 반복: 미네랄 균형이나 급격한 환경 변화 의심
암컷이 알을 품으면 배 쪽에 노란색이나 초록빛 알이 보입니다. 보통 3~4주 정도 품고 있다가 아주 작은 치새우가 나옵니다. 이때 물고기와 합사하면 치새우가 먹힐 수 있습니다. 합사를 하고 싶다면 ‘같이 살 수 있다’보다 ‘치새우까지 살아남을 수 있나’를 먼저 봐야 합니다.
6. 합사는 신중하게, 약품은 더 신중하게
체리새우와 소형어를 같이 키우는 경우가 많지만, 모든 물고기가 안전한 건 아닙니다. 입에 들어가면 먹는다고 생각하는 게 편합니다. 구피, 테트라, 베타도 개체 성향과 환경에 따라 새우를 건드릴 수 있습니다. 특히 베타는 정말 케이스 차이가 큽니다.
약품은 더 조심해야 합니다. 물고기용 치료제나 이끼 제거제 중에는 새우에게 치명적인 성분이 들어간 경우가 있습니다. 새우가 이상하다고 해서 바로 약을 넣는 건 위험합니다. 먼저 수온, 암모니아, 아질산, 질산염, pH를 재고, 폐사가 이어지면 수생동물 진료가 가능한 병원이나 경험 많은 전문점에 현재 수치와 사진을 들고 상담하는 게 낫습니다. 병은 글만 보고 단정할 수 없습니다.
7. 예쁜 색보다 오래 사는 환경이 먼저입니다
체리새우는 색이 진한 개체일수록 눈에 잘 들어옵니다. 판매 사진을 보면 당장 데려오고 싶어집니다. 그런데 색보다 중요한 건 안정된 어항입니다. 새우는 보통 1~2년 정도 살 수 있고, 환경이 맞으면 번식도 어렵지 않습니다. 반대로 세팅이 급하면 며칠 안에 전부 잃을 수도 있습니다.
저는 보호소에서 충동적으로 데려갔다가 다시 돌아온 아이들을 꽤 봤습니다. 체리새우는 파양이라는 말이 어색할 만큼 작지만, 책임의 무게는 작아지지 않습니다. 어항을 먼저 돌려보고, 테스트 시약을 준비하고, 먹이를 적게 주는 습관부터 잡은 뒤 데려오는 게 좋습니다. 귀여움은 입양이나 분양의 시작일 수 있지만, 매주 물을 갈고 매일 상태를 보는 일상이 결국 그 아이의 삶을 만듭니다.
